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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선정] 어느나라로 떠날 것인가?

해당 글은 위트레흐트대학교에서 유학중인분이 개인 블로그에 2018. 4월에 작성한 글을 옮겨온 글로 무단복제를 금합니다.  원본글 보기

B(Birth)와 D(Death) 사이의 C(Choice)가 바로 인생이다.

– 장 폴 사르트르 –

필자는 유학원에 등록하지 않고 혼자 준비하였다는 점을 참고하시어 글을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2017년 9월 캐나다 여행 중 British Columbia University

아마 유학을 준비하시는 많은 분들께서 학교와 프로그램을 선정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내시리라 생각합니다. 저도 처음 유학을 준비할 때 부서 보직교수님께서 하셨던 말씀이 ‘학교 알아보느라 엄청난 시간이 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당시엔 정보수집에 무슨 시간이 그렇게나 많이 든다는거냐며 반신반의했었는데, 사실이었습니다.

 

물론, 미술을 전공하거나, 지도교수님의 출신 대학에 진학을 하거나, 어학연수 및 친척이 거주하는 지역 인근 대학에 가셔야 하는 분들의 경우엔 큰 고민을 하지 않으실 수도 있습니다만, 저처럼 해외에 아무런 연고가 없고, 프로그램도, 학위과정도, 지역도 뭐하나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이 유학을 준비하는 분들에겐 이 과정에 참으로 긴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꼭 필요한 작업이구요.

 

매우 중요한 과정입니다. 막연하게 난 미국 어디어디, 난 영국 어디어디, 난 호주 어디어디 대학을 가겠어 라고 생각하시고 바로 준비작업에 착수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하지만 우린 이 작업에 공을 들여야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갈 수 있는 국가는 참으로 다양합니다.

 

그리고 소위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아이비리그, 영국의 상위 명문대학 몇 개 외에도 우리가 평소 잘 접하진 못하지만 고유의 역사와 우수한 실적을 겸비한 대학이 정말 많습니다. 눈을 넓혀야 합니다. 제가 한국에서 입시상담을 할 때에도 고교생들에게 늘 입이 닳도록 하는 말이었습니다만, 남들이 간다니까 나도 간다는 논리는 이제 더이상 경쟁력이 없고, 학교를 다시는 시간 또한 내 삶을 살아내는 시간이기에 내 마음에, 내 취향, 생활패턴에 맞는 장소를 물색하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2017년 9월 캐나다 여행, 퀘벡시티 올드타운

[첫 째: 언어, 모든 사람이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할 필요가 있나?]

 

저는 영어를 학교 내, 그리고 생활에서 주로 사용할 수 있는 국가를 물색하였습니다.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정도 떠올리실 거에요. 하지만, 영어로 수업을 하는 프로그램을 설치해 둔 학교들이 있습니다. 네덜란드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네덜란드어라는 모국어를 가지고 있지만, 대학원의 경우 영어로 수업하는 학위과정이 있습니다.

 

그리고 국민들 대부분이 영어로 의사소통하는데 큰 무리가 없다고 하니 저에겐 제2의 영어권 국가였고, 이를 기준으로 국가의 폭을 넓혔습니다. 어학연수를 떠날 것이 아니었기에, 모든 사람이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스페인어를 초급 수준에서 구사하긴 하지만 학위를 밟을 정도는 아니었기에 과감히 ^^; 포기했습니다. 말레이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물론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영어를 사용합니다.) 등 여러 국가에서 영어로 진행하는 학위과정이 다수 설치되어 있으니, 이점을 꼭 고려하셔야 합니다.

 

 

[둘 째: 유학생이 합법적으로 근로를 할 수 있는가?]

 

저의 경우 학비, 생활비 등 총 체제비를 집에서 지원 받거나 제가 전액 준비해가는 상황이 아닙니다. 어느정도는 제가 3년간 근무하며 벌어놓은 돈으로 충당하고, 아르바이트를 해야지만 생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학교를 다니며 합법적으로 근무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여부가 중요했습니다. 그렇지 않은 국가라 할 지라도, 유학생들이 몰래몰래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이어가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만 전 법이라는 보호장치가 작동하는 범위 내에서 생활하고 싶었기 때문에 이 점을 고려하였습니다.

 

 

[셋 째: 물가수준, 내가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학비와 생활비]

 

사실 제가 처음 유학을 가겠다 마음 먹은 국가는 캐나다였습니다. 캐나다를 우선적으로 염두했던 가장 큰 이유가 바로 미국과 호주, 영국에 비해 비교적 낮은 학비와 생활비였기 때문이지요. 그 외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국가에도 눈을 돌렸던 이유 역시 마찬가지로 물가수준 때문입니다. 하지만 뱁새가 황새 따라가려다 가랑이 찢어진다는 말이 있듯, 비슷한 커리큘럼과 교육수준을 가지고 있다면 나의 주머니 사정에 적합한 국가를 선택하는 것이 보다 덜 불안한 삶을 살 수 있게 하고, 비용 때문에 덜컥 겁을 먹은 분들도 조금은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길입니다.

 

 

[넷 째: 나의 전공분야를 공부하기에 적합한 곳인가?]

 

저의 학부 전공은 ‘에너지자원개발공학’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광산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지도 않고, 석유와 같은 에너지원 및 광물을 수입에 의존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고로 일자리 창출, 현장체험 등 교육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산학협력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신재생에너지를 활발히 사용하고 있지도 않고, 에너지개발과 사용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정도도 비교적 낮기 때문에 학생들의 호기심과 사명감을 일깨울 수 있는 교육적 Material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저는 석사만큼은 직접 보고, 직접 만지고, 직접 들을 수 있는 환경에서 하고 싶었습니다. 광산개발과 원유시추에 필요한 기술이 배우고 싶었다면 미국, 호주, 인도네시아 등 현장이 풍부한 국가로 진출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Sustainability, 즉 지속가능성, 그를 위한 정책개발, 국민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초점을 맞추었기에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그린피스’ 등 환경관련 NGO의 본거지, 클린에너지 선두주자인 네덜란드가 제 선택지에 올라올 수 있게 된 것이지요. 내가 배우고자 하는 세부분야의 교육적 Material이 풍부한 국가를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다섯 째: 내 삶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 문화•환경적 요소를 충분히 갖추고 있는가?]

 

이 부분은 제가 마지막으로 국가를 선정할 때 고려했던 부분입니다. 2017년 9월, 캐나다 유학 체험 겸 여행을 떠났습니다. 인터넷으로만 보던 대학을 실제로 방문해보니 참으로 느낌이 남다르더군요. 전 제가 어떤 환경에서든 잘 지낼 수 있는 사람이라고만 생각했지만, 오산이었습니다. 한 두 군데의 대학에선 짧은 몇 년의 삶이지만 참 외로울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자연은 너무나 아름답고 장엄하기도 하였지만, 추위에 유난히 약한 제가 인적까지 드문 곳에서 생활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였습니다. 차라리 내가 그토록 사랑하는 아시아에서 더운 날씨지만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가는게 더 즐거울 것 같기도 하였구요. 그렇기에 유럽 대학도시로 시선을 돌리게 되었지요. 페스티벌을 즐기고, 커피와 차를 사랑하고, 음악을 듣고 사진을 보는게 일상인 저에겐 유럽에서의 생활이 보다 즐거울 테니까요.

 

지금까지 저의 지극히 개인적인 기준이기에 모든 사람들에게 보편적으로 적용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저에게 유학은 단지 학벌을 위해서, 혹은 해외 대학을 다니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앞서 글에서 설명하였듯 저에겐, 2-3년 혹은 그 이상의 낯선 나라에서의 생활, 인생 그 자체입니다. 전 제가 학업에 갇히기 보단 즐거운 또 다른 삶을 살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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